백합/묵상글 나눔

일상에서 하느님 찾기 / 섬돌 영성의샘 2673 번 글입니다.

수성구 2021. 1. 21. 06:30

일상에서 하느님 찾기  / 섬돌 영성의샘 2673 번 글입니다. 

일상에서 하느님 찾기

 

글 :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

 

 

수녀님 세분이 모처럼 외출을 하셨나 봅니다.

남양성지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정답게 손을 잡고

배회하는 모습이 내 시야에 아름답게 보입니다.

틀에 박힌 생각이라면 돌 묵주를 하나하나 짚으며

거룩한 모습으로 묵주기도를 하는 모습이어야 하겠지만

자신의 기쁨을 봉헌하는 저 모습이 아름답게만 느껴집니다.

 

가끔은 목적을 정하지 않고 산책하는 마음으로 걸어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걷다보면 나 혼자도 되고 어느 순간 몰려드는 인파에 묻혀

두런두런 소담을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도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사회생활이나 신앙생활을 조급히 서두르지 마십시오.

뜻이 있으면 모든 것은 그 모습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러하니 여유를 가지고 주변의 풍경도 음미하면서

산책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보십시오.

인연이 되면 내 것이 되고 아니면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그러므로 거니는 시간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나 합니다.

그 시간 속에서 하느님께서 그려놓으신 세상이란 그림을

전시회에서 관람을 하듯이 음미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제가 바라본 수녀님들의 모습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그에 도취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수도자라고 하지만 일상의 고민이 왜 없겠습니까?

허지만 정다운 동료와 손을 잡고 조잘 되며 거니는 모습은

마치 천진한 어린아이들이 들판을 뛰노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마음, 봉헌하는 마음이 되어

당신의 삶을 바치는 순수한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겠다는 하느님은 때로는 친구가 되고

때로는 이웃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물고 계십니다.

그러한 하느님을 비켜나서 엉뚱한 곳에서만 하느님을 찾는다면

우리와 함께하시려는 하느님을 외면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지금 내 곁에 다가온 사람이 하느님의 전령자가 아닐까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아직 친하지는 않지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면

그 이상의 행복을 만드는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자유로우신 하느님을 만나려면 자신도 자유로워지십시오.

그 자유로움이 하느님을 만나게 하고 행복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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