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무죄한 피

수성구 2020. 10. 16. 02:20

무죄한 피



무죄한 피

루카 11장 47-54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독일 뮌헨 근교에 있는 ‘다하우 강제노동수용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나치 정권은 유대인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눈 밖에 난 온갖 계층의 사람들을

이 수용소에 가두고 관리했습니다. 거짓 잣대로 사람들을 흑백으로 나누고,

흑으로 판단된 사람들은 무자비하게 다루고 죽였습니다.

강제노동수용소는 그 자체로 침묵이었습니다. 낮은 신음 소리만 들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와 죽어간 이 현장은 모든 것이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수용소 뒤편에 가르멜 수녀원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1941년에서 1945년까지 이곳에 수감되었던 뮌헨 대교구

요한네스 노인호이슬러 보좌 주교의 주도로 1964년에 수녀원이 설립되었습니다.

수녀님들은 절망의 고통 중에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그리고 나치 정권에서 온갖 죄악을 저지른,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침묵의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다른 사람 안에서 보게 되고 겪게 되는 어두움과 죄악을

끊임없이 주님께 봉헌합니다.

주님만이 우리의 죄악을 용서하시고 치유하실 수 있습니다. 우

리는 단죄보다는 용서를, 배척보다는 받아들임을,

억압보다는 자유를 주님 안에서 배우고 거기서 힘을 얻고 살아갑니다.

* 우리의 어둔 마음 비춰주시고, 마음에 묻은 때를 씻어주소서.

인영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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