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예수님이 원하시는 구유는? *^^* 박영봉신부님의 대림제2주일 복음묵상글입니다.(840번)

수성구 2019. 12. 8. 03:12
예수님이 원하시는 구유는? *^^* 박영봉신부님의 대림제2주일 복음묵상글입니다.(840번)


- *♥* 예수님이 원하시는 구유는? *^^*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한 주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셨나요? 지난 한 주간 동안은 바다 상황이 좋지 않아서 육지를 왕복하는 여객선이 거의 운항을 하지 않았습니다. 울릉도 주민들은 자신이 나갈 일이 없어도 배가 운항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이 우울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눈도 많이 올려는지 목요일 밤에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답니다. 형제 자매님, 제대 앞에 장식된 대림환의 촛불이 하나 더 켜졌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을 만나겠다는 우리들의 열망도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 형제 자매님, 2001년에 제가 교통사고를 낸 경험이 있습니다. 사거리에서 파란 신호등을 보고 달리는데 왼쪽 차선에서 유턴하던 차가 차도 가운데 있는 안전지대로 올라가는 웃기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잠깐 고개를 돌리고 1초 정도 그 장면을 쳐다보고는 시선을 바로 했는데 신호등은 노란불로 바뀌었고 앞서 가던 차가 정지해 있었습니다. 아차 하고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지만 늦었습니다. 꽝! 하고 제법 큰 소리가 났습니다. 놀라서 내려 보니까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앞차의 뒤쪽 범퍼와 제 차의 앞부분이 완전히 깨어졌습니다. 운전할 때는 시선을 전방에 두어야 하는데 옆으로 돌렸기 때문에 사고가 난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그 순간의 일이 다시 떠오른답니다. 재수 없었다는 생각에 앞서, 만일 내가 1초라도 더 옆을 바라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그대로 앞차를 추돌했을 것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그리고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라는 세례자 요한의 외침이 귀에 크게 울립니다. 형제 자매님, “회개하여라.”는 요한의 외침은 우리의 시선을 하느님께 고정시키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하느님께 드리고 우리 생활의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고, 그분의 말씀이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의 규범이 되도록 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미사를 봉헌할 이유도 없겠죠. 그런데 회개는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하느님을 나의 중심에 모시는 것을 방해하는 유혹이 많고 우리는 쉽게 그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주 자신의 삶의 태도를 살피고 다른 것에 빼앗기던 시선을 거두어 하느님께로 돌리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시선을 그대로 두거나 늦게 돌리게 되면 저처럼 사고를 내게 됩니다. 더구나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겉모습만 하느님을 향해 있으면서 회개를 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요한의 설교를 듣고 세례를 받고자 했던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도 대부분 자신들이 회개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한은 “너희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란 어떤 것일까요?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 …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빕니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목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나는 너와 다르다”를 강조하면서 편을 가르는 것은 회개한 사람의 태도가 아닙니다. 오늘도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자 하는 많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 사람은 갑이고 우리는 을이니 통할 수가 없어.” “저 사람은 새터민 출신이야, 조심해야 해!” “저 사람은 골수 우파니까 말을 가려서 들어야 해!” “저 사람은 극좌파니까 종북주의자나 마찬가지야!” 참으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똑 같이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자신을 낮추셔서 사람이 되셨고 우리도 당신과 같아지도록 우리를 당신의 형제와 자매로, 하느님의 아들과 딸로 불러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형제들을 내 안에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겸손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허영과 위선의 탈을 벗어야 합니다. 또 우리에게 오셨던 아기 예수님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하느님이시면서도 그 지위를 고집하지 않으시고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 되시고자 딱딱한 구유도 마다 않으신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만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갖가지 장벽들을 허물고, 우리들의 교만이나 경쟁심 그리고 시기심에서 벗어나게 하며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도록 우리를 밀어줍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면 이 미사를 함께 봉헌하며 같은 말씀을 듣고 같은 성체를 모시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히 일치되어 하나의 몸, 곧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지금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다리는 예수님은 더 이상 나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구세주 예수님은 우리 가족 중의 한 사람의 모습으로, 혹은 내 친구 중의 한 사람의 모습으로, 혹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의 한 사람이나 독거노인 또는 걸인의 모습으로 오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예수님은 딱딱한 구유에 오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데워진 우리들의 마음에 오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탄을 기다리면서 우리가 준비할 구유는 바로 사랑으로 가득 찬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의 시선을 사랑이신 예수님께 고정시키고 우리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을 수 있도록 예수님의 사랑에 깊이 잠기는 한 주간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내가 깨닫는 예수님의 사랑을 먼저 가족들에게 실천합시다. 그러면 세례자 요한이 요구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우리 각자가 작은 실천이라도 사랑의 행위를 계속한다면 그 사랑의 온기는 가족들의 마음들로 번져나갈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 성탄에는 가족들의 사랑으로 데워진 구유에 예수님께서 강생하실 것이고 온 가족이 함께 참된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성탄절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