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늘 깨어 기도하기 ^^*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입니다.)

수성구 2013. 12. 1. 04:35

 

*♡♥ 늘 깨어 기도하기 ^^* ♥♡*


찬미 예수님!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한 주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포콜라레 사제 피정을 하고 왔습니다.
이태리에서 사제 운동의 책임자 신부님께서 오셔서
모든 포콜라레 신부님들이 함께 피정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사제생활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제직을 수행하기에 앞서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먼저 선택하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둘이나 셋이라도 당신 이름으로 모인 곳에 
당신도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을 모시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강한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형제를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늘 형제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하죠?
그것이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잘 깨어 있는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그래서 오늘은 제 축일이어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네 분 신부님을 좀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학생들과의 저녁 만찬이 끝나고
제 방으로 모아서 아끼던 포도주를 마시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다른 신부님들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했고 
저는 그 얘기들을 들으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신부님들을 사랑해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론을 올리는 것을 
이렇게 늦게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칫하면 제가 올릴 때는 새해가 되어버리겠습니다. ㅠㅠ
형제 자매님,
오늘은 교회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새해입니다.  
새해가 되면 집안 어른께서 가족들에게 덕담을 해줍니다.  
오늘 전례 말씀을 통해서 주님께서도 우리 모두에게 덕담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 덕담을 함께 들어보도록 합시다.
오늘 전례의 독서들은 특정한 한 때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세상 모든 민족들이 예루살렘으로 주님의 말씀을 들으러 올 
날에 대해서 선포합니다.  
그날이 되면 주님께서 세상의 심판관이 되시고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에 따라 칼로 보습을, 
창으로 낫을 만들고 이 세상에서 전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러나 그런 날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을 때, 
멀리 동방에서도 현자들이 그분을 찾아왔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사야의 예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의 기대와는 달리 예수님은 힘없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십자가에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는 명패가 
히브리말, 라틴말, 그리스말로 기록되어 있었다고 전합니다(요한 19,19-20).  
살아생전에 암탉이 병아리들을 자기 날개 아래 모으듯이,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께로 모으려고 애쓰시며, 
응하지 않는 백성들을 보며 한탄하시고 눈물까지 흘리셨던 예수님께서 
이제 십자가 위에서 온 세상 사람들을 당신께로 초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초대에 응답하여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로 모여왔고 
그래서 형성된 교회는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를 초대해주신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당신과 만날 날, 
곧 당신의 재림에 대해서 얘기해주십니다.  
그날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날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완전한 선택을 받게 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깨어 있어라.”고 당부하십니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주님을 기다리기 위해서 
자지 않고 매일 깨어 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 “깨어 있어라.”고 하신 것도 그런 뜻은 아닐 것입니다.  
“깨어 있으라.”는 것은 우리가 주님을 만났을 때 버려지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영적으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영적으로 깨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쉽진 않습니다.
그래서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어떻게 영적으로 깨어있을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바오로 사도가 권하는 깨어 있는 방법은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사람들에게는 양심이 있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합니다.  
아무리 양심에 털이 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이 다 보고 있는 
백주 대낮에 나쁜 짓을 하진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믿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지켜보신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어둠의 행실, 곧 나쁜 행실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는 빛의 갑옷을 입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선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하느님의 벌이 무서워서 
어둠의 행실을 피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라고 당부합니다.  
그리스도를 입는 다는 것은 내가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구체적인 사랑을 기억하면서 
내가 그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우리는 영적으로 깨어있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 깨어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알로이시오 성인께서 소신학생이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교장 신부님께서 쉬는 시간에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만일 내일 이 세상이 끝나고 공심판이 있다면 너는 지금 무엇을 하겠느냐?”고 
질문을 했었는데..... 
어떤 학생은 지금 당장 고해성사를 보고 누구와 화해하겠다고 하고, 
어떤 학생은 남의 물건을 훔친 것을 돌려주고 성체조배를 하겠다고, 
어떤 학생은 미루고 안한 보속을 먼저 하고 부모님을 찾아가겠다고 하는데... 
알로이시오 성인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지금은 쉬는 시간이니까 이대로 쉬고 있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의 말씀을 지킬 것이고 
그러면 아버지와 당신이 그 사람을 찾아가 함께 머물 것이라고 약속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로 간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깨어 있는 사람은 
하느님과 부활하신 그리스도 두 분 사이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기 때문에 
늘 행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재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러므로 새해 아침에 듣는 “깨어 있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이 다시 오실 때 당신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하시는 고마운 덕담입니다.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당신의 계명을 잘 지킴으로써 
당신 사랑 안에 머물라는 복된 덕담입니다.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을 더 깊이 깨닫고,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을 더 많이 받으면서, 
형제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참된 행복을 매일 누리는 복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대구 신학교 하양 신학관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