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새벽을 열며

2017년 1월 30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수성구 2017. 1. 30. 06:38

2017년 1월 30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새벽을 열며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1월 30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제1독서 히브 11,32-40

형제 여러분, 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해야 하겠습니까? 기드온, 바락, 삼손, 입타, 다윗과 사무엘, 그리고 예언자들에 대하여 말하려면 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33 그들은 믿음으로 여러 나라를 정복하였고 정의를 실천하였으며, 약속된 것을 얻었고 사자들의 입을 막았으며, 34 맹렬한 불을 껐고 칼날을 벗어났으며, 약하였지만 강해졌고 전쟁 때에 용맹한 전사가 되었으며 외국 군대를 물리쳤습니다. 35 어떤 여인들은 죽었다가 부활한 식구들을 다시 맞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더 나은 부활을 누리려고, 석방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고문을 받았습니다. 36 또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고, 결박과 투옥을 당하기까지 하였습니다. 37 또 돌에 맞아 죽기도 하고 톱으로 잘리기도 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궁핍과 고난과 학대를 겪으며 양가죽이나 염소 가죽만 두른 채 돌아다녔습니다. 38 그들에게는 세상이 가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39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약속된 것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40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다보셨기 때문에, 우리 없이 그들만 완전하게 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복음 마르 5,1-20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1 호수 건너편 게라사인들의 지방으로 갔다. 2 예수님께서 배에서 내리시자마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3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쇠사슬로 묶어 둘 수가 없었다. 4 이미 여러 번 족쇄와 쇠사슬로 묶어 두었으나,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가 없었다. 5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 하였다.
6 그는 멀리서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7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제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자기들을 그 지방 밖으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청하였다.
11 마침 그곳 산 쪽에는 놓아기르는 많은 돼지 떼가 있었다. 12 그래서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돼지들에게 보내시어 그 속으로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13 예수님께서 허락하시니 더러운 영들이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천 마리쯤 되는 돼지 떼가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14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과 여러 촌락에 알렸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왔다. 15 그들은 예수님께 와서 마귀 들렸던 사람, 곧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16 그 일을 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이와 돼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17 그러자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18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마귀 들렸던 이가 예수님께 같이 있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19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20 그래서 그는 물러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모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어떤 형제님께서 다니는 회사에 수습사원 1명이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상냥하고 싹싹한 것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 내에서 이 여직원은 분위기를 보다 밝게 만들었지요. 그런데 이 형제님께 이런 식의 칭찬 말을 계속 하더랍니다.

“과장님은 정말로 대단하세요. 어떻게 부하직원들을 잘 챙기면서도 일을 그렇게 잘 하실 수가 있어요? 과장님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신 것 같아요. 우리 회사의 넘버원이세요.”

처음에는 직장상사에게 그냥 하는 말 또는 아부라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이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몇 달 뒤, 수습기간이 끝나고 다른 부서로 이 여직원이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글쎄 이 여직원이 그리워지면서 여직원이 없는 자리가 마치 자기 마음이 텅 빈 것 같은 것입니다. 왜 이런 기분이 계속되는 것일까요?

사랑하는 것일까요? 그런데 사랑은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요? 이 여직원의 말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계속해서 듣던 칭찬과 힘을 불러일으키는 말을 더 이상 듣지 못하니 마음이 쓸쓸해지는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사실 누구나 칭찬 받고 긍정적인 말을 듣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또 가식적인 말은 잠시만의 만족만을 가져다 줄 뿐, 정말로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지요. 다이어트를 끊임없이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비만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신의 건강만 더욱 더 나빠질 뿐이지요.

이 세상으로부터가 아니라 주님께 인정받고 위로와 힘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침묵 속에 기도하면 분명히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위로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에 길들여 있다 보니 주님으로부터가 아니라 세상의 것들 안에서 위로와 힘을 얻으려고 노력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을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그 더러운 영들은 사람들이 기르는 많은 돼지 떼로 옮겨가서 모두 죽고 말았지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을 고쳐주는 것이 나쁜 것일까요? 아닙니다. 분명히 치유의 은총을 받은 이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지요. 그래서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시오.”라고 요청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것에 길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길들여져 있는 것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었기 때문에 옳은 일을 하신 주님께 자기들 곁을 떠나달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것에 길들여 있으면, 주님께서 함께 계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세상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에 길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읽는 법을 알 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있는 지혜를 얻을 것이다(드니 디드로).


눈이 또 많이 왔습니다.


추억

종종 혼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식복사 자매님께서 오시지 않는 날인 월요일에는 냉장고에 있는 미리 해놓으신 음식을 꺼내 먹거나 이것도 귀찮으면 밖에 나가서 한 끼를 해결합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서 먹는 음식 중에서 제일 많은 횟수를 차지하는 것이 하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뭐 먹을까?’하면서 밖에 나가지만, 늘 똑같은 식당을 가서 똑같은 음식을 주문합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김밥’입니다.

한 줄에 1,500원 하는 김밥 1줄이면 한 끼 식사로 끝입니다. 그리고 맛도 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라면 한 그릇까지 첨가될 때에는 이보다 행복한 식단은 없는 것 같습니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 또한 여러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는 김밥이기에 좋은 것도 있지만, 이 김밥을 먹으면 어렸을 때가 그냥 저절로 떠올려집니다. 소풍이나 운동회 때에 어머니께서 싸주신 김밥이지요. 특히 어머니 옆에 서서 김밥을 자르고 난 끄트머리를 빼먹는 그 맛은 아직도 잊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직도 ‘뭐 먹지?’라는 물음에 저절로 ‘김밥이지.’라고 답하게 되나 봅니다.

어렸을 때의 소중한 추억이 지금까지 연결되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삶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삶이 먼 미래에 떠올릴 소중한 추억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너무 맛있는 김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