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수성구 2015. 7. 27. 08:22

 

2015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제1독서 탈출 32,15-24.30-34

그 무렵 15 모세는 두 증언판을 손에 들고 돌아서서 산을 내려왔다. 그 판들은 양면에, 곧 앞뒤로 글이 쓰여 있었다. 16 그 판은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며, 그 글씨는 하느님께서 손수 그 판에 새기신 것이었다.
17 여호수아가 백성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진영에서 전투 소리가 들립니다.” 하고 모세에게 말하였다. 18 그러자 모세가 말하였다. “승리의 노랫소리도 아니고, 패전의 노랫소리도 아니다. 내가 듣기에는 그냥 노랫소리일 뿐이다.”
19 모세는 진영에 가까이 와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과 수송아지를 보자 화가 나서, 손에 들었던 돌 판들을 산 밑에 내던져 깨 버렸다. 20 그는 그들이 만든 수송아지를 가져다 불에 태우고, 가루가 될 때까지 빻아 물에 뿌리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마시게 하였다.
21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이 형님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그들에게 이렇게 큰 죄악을 끌어들였습니까?” 22 아론이 대답하였다. “나리, 화내지 마십시오. 이 백성이 악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23 그들이 나에게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저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에, 24 내가 그들에게 ‘금붙이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빼서 내시오.’ 하였더니, 그들이 그것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불에 던졌더니 이 수송아지가 나온 것입니다.”
30 이튿날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큰 죄를 지었다. 행여 너희의 죄를 갚을 수 있는지, 이제 내가 주님께 올라가 보겠다.”
31 모세가 주님께 돌아가서 아뢰었다.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32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 주십시오.”
33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나에게 죄지은 자만 내 책에서 지운다. 34 이제 너는 가서 내가 너에게 일러 준 곳으로 백성을 이끌어라. 보아라, 내 천사가 네 앞에 서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내 징벌의 날에 나는 그들의 죄를 징벌하겠다.”


복음 마태 13,31-35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31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제가 오늘부터 또 자리를 비웁니다. 많이 비우지요? 하지만 평생에 한 번 있는 안식년을 지내고 있는 신부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안식년을 맞이해서 코칭 공부도 하고, 그 동안 못했던 여행도 많이 하고, 또 한 가지는 평생 꼭 해보고 싶은 한 가지를 하는 것이었거든요(이 계획은 아마도 8월 중순부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아무튼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유럽 여행을 떠납니다. 따라서 내일부터는 새벽 묵상 글이 없고 대신 여행기로 대신할까 합니다. 다른 분들의 매일 묵상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제 글이 없어도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위안을 해 봅니다(참, 이 기간 동안은 미사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아시죠?)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새벽님들을 위해서 기도 중에 기억하겠습니다. 제가 돌아오는 8월 11일에 새벽 묵상 글이 다시 시작될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물과 기름이 어떻게 섞일 수 있습니까? 그런데 책을 보다가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는 방법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쎄 비눗물을 넣으면 물과 기름을 섞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섞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간단한 방법이 있었네요.

인간관계 안에서도 물과 기름처럼 절대로 섞일 수 없다고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저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서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무관심으로 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비눗물이 되려고 하지 않고, 스틱이 되어 무작정 저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의 스틱만을 내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잘 섞고 어울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포용의 비눗물이 되어야 합니다.

바람개비도 생각나네요.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면 스스로 마구 돌아갑니다. 그런데 바람이 전혀 없는 실내에 있으면 바람개비는 꼼짝도 하지 않지요. 그렇다면 바람이 없다고 바람개비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포기할까요? 아닙니다. 내가 바람개비를 들고 앞으로 뛰어가면 바람개비는 내가 일으키는 바람에 의해서 멋지게 돌아갑니다. 이처럼 내가 바람을 불어 일으킬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툼과 미움으로 가득 차 보이는 세상에서 내가 할 것은 없다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화합과 사랑의 바람을 일으켜서 멋진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주님으로부터 이미 받았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그 조그마한 겨자씨가 새들이 깃들일 만큼의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또한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누룩이 밀가루를 크게 부풀게 만드는 것과 같은 큰 힘이 우리 안에 이미 있습니다. 문제는 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찾아야 할 때입니다. 나를 통해 주님께서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 하십니다.

당신 안에는 이제까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힘이 있다. 하지만 그 힘을 꺼내 쓸 수 있는 것은 당신이 믿음을 바꾸는 그 순간부터다(맥스웰 몰츠).


보름 동안 지낼 저의 짐.


좋은 말을 많이 하는 오늘이 되세요.

몇 년 전에 이태리에 갔다가 한 남녀가 다투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태리 사람이 한국말로 다투었을까요? 분명히 아니지요. 그들의 모국어인 이태리어로 다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태리어를 전혀 모르는 저는 어떻게 다투는지를 알았을까요?

그 나라말을 전혀 모르지만 다툼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말을 알아채기 이전의 소리만으로도 사랑인지 미움인지, 또 긍정인지 부정인지를 충분히 구별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말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말 안에 어떤 느낌을 담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미움과 부정의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사랑과 긍정의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모습이 바로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사랑의 삶을 사는 길입니다.


비행기 타고 저는 오늘 떠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