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수성구 2015. 7. 19. 09:12

 

2015년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제1독서 예레 23,1-6

1 불행하여라, 내 목장의 양 떼를 파멸시키고 흩어 버린 목자들! 주님의 말씀이다. 2 ─ 그러므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내 백성을 돌보는 목자들을 두고 말씀하신다. ─ 너희는 내 양 떼를 흩어 버리고 몰아냈으며 그들을 보살피지 않았다. 이제 내가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벌하겠다. 주님의 말씀이다. 
3 그런 다음 나는 내가 그들을 쫓아 보냈던 모든 나라에서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들여 그들이 살던 땅으로 데려오겠다. 그러면 그들은 출산을 많이 하여 번성할 것이다. 4 내가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그들에게 세워 주리니, 그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5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6 그의 시대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이스라엘이 안전하게 살리라.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고 부르리라.


제2독서 에페 2,13-18

형제 여러분, 13 이제, 한때 멀리 있던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 
14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15 또 그 모든 계명과 조문과 함께 율법을 폐지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16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 
17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멀리 있던 여러분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시고 가까이 있던 이들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 18 그래서 그분을 통하여 우리 양쪽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복음 마르 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돼지고기였지요. 아니 돼지와 관련된 음식은 하나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혈압이 높으셔서 병원에서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라고 했었거든요. 그 뒤 어머니께서는 기름이란 기름을 모두 제거하셨고, 기름이 많다는 돼지고기는 아예 피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원칙을 지키셨으니 집을 떠나서 신학교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돼지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었고, 지금 좋아하는 순대나 곱창 같은 것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신학교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순간, 저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선배님이 외출 나갔다가 사다주신 순대를 먹는 순간, ‘이런 음식도 있구나!’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지요. 

제가 어떤 음식이든 상관없이 특히 처음 보는 음식 또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는 그때의 체험이 강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 과연 어떤 맛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거든요. 

이런 식으로 다양한 체험이 생각과 지식을 넓혀줍니다. 갓난아기를 보십시오. 지금 막 태어난 갓난아기에게는 뇌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갓난아기도 분명히 어떤 정보를 저장할 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앎을 가져다주며, 이 세상을 살면서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수록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주님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반드시 함께 해야 할 분인데 그분께 대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힘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또한 단순히 세상 삶에 대한 경험만으로 주님을 완전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도 내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 때로는 주님께 불평불만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전지전능하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눈높이로 우리를 바라보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 뜻에 맞지 않는다면서 우리들을 벌하시지 않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만 봐도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먼저 가르쳐주십니다. 제대로 행하고 있지 않다고 꾸짖는 것이 아니라, 목자 없는 양과 같아 보이는 사람들을 가르침으로써 하느님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십니다. 

주님께 대한 체험을 많이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 삶이 힘들고 벅차다면서 주님께 다가서는 것을 미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주님을 더욱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미사, 기도, 묵상, 성경읽기 등뿐만이 아니라,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셨던 사랑의 실천까지 행할 때 주님을 더욱 더 잘 알 수 있으며,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그 삶이 얼마나 행복한 지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주님에 대해서는 아직도 갓난아기와 같은 지식만 가지고 있는 우리가 아닐까요? 그 갓난아기가 체험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간직해 나가듯이, 우리 역시 주님께 대한 체험을 통해 참된 지식과 지혜를 쌓아야 할 것입니다. 

머릿속 지혜를 남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레이프 에스퀴스). 

 
작가미상의 5세기경 모자이크. 착한 목자.


한계를 겪어 봐야(‘좋은생각’ 중에서)

엘론 머스크는 창업을 준비하기 전 심각하게 고민했다. 

‘창업했다가 망하면 어쩌지? 가난한 삶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만 하다가는 답이 안 나올 것 같아 그는 실험을 했다. 일명 욕구 실험인 ‘하루 1달러로 살기’였다. 그는 마트에 가서 냉동 핫도그와 오렌지 30달러 치를 사 한 달 동안 매일 그것만 먹었다. 돈 없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체험해 본 것이었다. 

한 달을 지내보니 살만 했다. 별로 스트레스가 없었다. 그저 컴퓨터만 있으면 행복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결국 ‘한 달에 30달러는 벌겠지?’라고 생각하며 창업에 뛰어들었다. 목표는 인터넷, 우주, 친환경 에너지 세 분야에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는 선택의 순간마다 늘 자유로울 수 있었다.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로 수천억 원을 번 뒤에도 그는 그 많은 돈을 우주 회사와 전기 자동차에 투자해 독보적인 기업으로 키워 냈다. 

그는 말한다. “1달러 실험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었어요. 스스로를 한계 상황에 넣어 봐야 답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덕분에 어디서든 원하는 걸 하면 된다는 확신을 얻었죠.”

한계를 겪어 봐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큰 공감을 하게 되네요. 생각해보니 항상 어렵고 힘든 것들은 피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는 이유들만 만들고 있었네요. 이제는 할 수 있는 이유들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극한의 상황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할 수 없는 것들이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은 제20회 농민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