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사는 이야기

엄마의 가을은 아프다

수성구 2014. 10. 26. 14:28

엄마의 가을은 아프다

 

등뒤에서 내모습이 안보일때까지

손흔들고 서 계시는 엄마의 가을

 

꽁꽁 싸맨 자루

밤. 대추 고소한 들깨, 참깨

감자는 있니?

주신지도 얼마 안되었건만

 

엄마 그만 해

내가 알아서 사 먹을 게요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언성을 높이는 철부지.

나는 .....

 

마늘까지 찧고

반찬까지 신경 쓰시는데

소금인지 간장인지

세월에 흔적은 감각을 잃어 버린

혀의 입맛까지

 

엄마는 엄마였다

 

중년이 된 딸이 고생 할까봐

한보따리

집채 만하게 쌓아주시면서

훌쭉해진 얼굴이 자꾸 신경 쓰인다고.

밥많이 먹으라고 신신 당부

 

다이어트 하는 것이 미안 할 만큼

 

집에와서 라도 편하게 쉬라고

그저 그냥 앉아 있으라고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밥을 먹여 보내야 한다고

따뜻한 밥, 상차리시면서

엄마는 또 오늘도 짝사랑 하신다

 

무조건 사랑을 보여 주시는 그사랑을

거부하면서

돌아오는 발걸음.

철 들려면아직 멀었는데

 

내자식이 나를 서운하게 했다고

울고 불고 하면서

철없는 중년은 쓸쓸한 가을이 아프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흔들고 서 계시는 엄마

찬바람 부는 날

엄마는 또 나를 걱정 하신다

 

내가 내 아이들을 걱정 하듯

엄마에 가을은 아프다

 

 

애월/ 김은영

 

 

무조건 사랑을 보여 주시는 그사랑을

거부하면서

돌아오는 발걸음.

철 들려면아직 멀었는데

 

내자식이 나를 서운하게 했다고

울고 불고 하면서

철없는 중년은 쓸쓸한 가을이 아프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흔들고 서 계시는 엄마

찬바람 부는 날

엄마는 또 나를 걱정 하신다

 

내가 내 아이들을 걱정 하듯

엄마에 가을은 아프다

 

 

애월/ 김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