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아이-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영양실조 때문에 뇌에 장애를 입은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애는 생각할 수도 말 할 수도 걸을 수도 없어서
다만 땅 위를 기어다니기만 한답니다.
그 애가 사는 마을의 나이 지긋한 촌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구로야나키 씨, 이것 만큼은 꼭 가슴에 새겨서
돌아가주셨으면 좋겠소.
어른은 죽을 때 괴롭다든지 아프다든지
이런저런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지만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오.
아이들은 어른을 무조건 그냥 믿지.
그래서 바나나잎 그늘에서 조용히 죽어가는 거라오.”
인도에 갔을 때
파상풍에 걸려서 죽어가는 남자애를 만났어요.
비록 일본어였지만 저는 그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지요.
“의사 선생님이 잘 치료해주실 테니 힘내야 돼.”
그 애는 예쁘고 커다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았어요.
그러더니 목구멍 저 깊숙한 곳에서
‘우, 우우…’ 하는 소리를내더군요.
파상풍은 몸속의 근육이 경직되는 아주 무서운 병이랍니다.
그래서 말도 할 수 없게 되지요.
저는 곁에 있던 간호사에게
아이가 무어라고 하는지 물어보았어요.
그런데 그 간호사 말이 제 가슴을 울렸어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애가 이렇게 말했다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죽을 것같이 기력도 없는 그 애는 불만을 늘어놓기는커녕
저를 위해 축복의 말을 해준 것이에요.
그 촌장님의 말씀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이 일은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제 마음 속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 구로야나키 데츠코, 작가 정신,
<토토의 눈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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