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

꼬독꼬독

수성구 2022. 7. 20. 06:56

꼬독꼬독

꼬독꼬독
                          채린


폭염주의보가 급보로 달려왔다
목이 말라서 산 빙과가 흐물거리고
팥빙수가 녹고 덩달아 입안도 덥다
뭔가 꼬독꼬독 거림이 그립다
시원한 물회의
전복과 해삼의 조화
해물탕 처음 먹다 목 안을 덴
입맛 돋우는 미더덕
살살 녹는 편육
군침 도는 무말랭이
꾸들꾸들한 묵 말랭이
약간 녹은 인절미
건조의 미학이 부른 감말랭이
모든 것이 허물 거리는 시기
꼬독꼬독 씹고 싶은 것이
나만의 욕심일까
이 여름을
알사탕 하나를
급히 처방해 꼬독 씹는다
서민을 위해 구하기 쉬운
약재를 일러준 허준 선생처럼

 

 

사진 제공- 진석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