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다산의 말

수성구 2022. 7. 14. 06:30

다산의 말

 

다산의 말

(이해인 수녀)

 

 

남이 어려울 때

자기는 베풀지 않으면서

남이 먼저 은혜를 베풀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의 오만한 근성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벼운 농담일망정

나는 전번에 이리저리 도와주었는데

저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입 밖에 내뱉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말이 한 번이라도

입 밖에 나오면 지난날 쌓아놓은 공덕이

하루아침에 재가 되어 바람에 날아가듯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속의 이 말을

하루에 한 번씩 되새김하면

다산초당의 청정한 바람 소리도

가까이 들려오는 기쁨

 

 

기껏 좋은 일 선한 일 하고도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여

향기를 달아나게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나라고 고백하는 사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푸른 기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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