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홍성남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수성구 2022. 6. 24. 06:02

홍성남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홍성남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중에서

 

어떤 본당신부가 신자들을 위해 특별히 상담소를 열었습니다.

유명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경력도 화려한 상담가가 오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순번표를 받아야 상담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뚝 끊어졌습니다.

그 대신 골목 안쪽의 한 할머니 집이 사람들로 들끓었습니다.

노발대발한 본당신부는 왜 상담을 받으러 이상한 할머니한테 가느냐고 신자들을 야단쳤지요.

신자들이 대답했습니다.

 

 

그 할머니 별명이 `인생 9단`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라서 그런지 찾아가면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위로도 잘 해줍니다.

그런데 상담소장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공부 좀 했답시고

잔소리를 해대서 영 재수가 없거든요.

 

 

아파본 사람이 남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왜 그런 문제가 자신의 인생에서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즉. 문제를 겪어본 사람이 남의 문제에 이러쿵저러쿵 참견하지 않고

적절한 위로를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수준 높은 방법은.

문제와 싸우려고 하지 말고 왜 그런 문제가 자신의 인생에서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문제가 주는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한다는 것이죠.

자기중심적이고 완고한 사람일수록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호전적이지요.

병에 걸리면 `투병`문제가 생기면 `투쟁`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당면한 문제를 `적`이 아닌 `스승`으로 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문제는 지금 자각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는 인생의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문제부터 돌아보아야만 다른 사람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오지랖이 넓은 것이 미덕이라고.

정이 많은 거라고 생각해 쉴 새 없이 밖으로만 돈다면

자신의 문제는 망각하게 됩니다.

 

 

안에서 곪고 있는 문제들을 외면한 채

자신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죠.

결국 오지랖도 적당해야 합니다.

지나치면 병이 되니까요.

 

.

.

.

누구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의 문제에 참견하지 마세요.

자기 문제부터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