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부활 제5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5. 20. 03:51

부활 제5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부활 제5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15,12-17: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2절) 이것이 당신의 계명이라고 하신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이 계명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 다른 모든 계명도 지키게 될 것이다. 이 사랑의 계명 안에 모든 계명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같이라는 말씀은 바로 ‘서로를 위해 죽는 것’을 의미한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분이 우리의 주님이시며 하느님이신 분이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으니, 우리는 얼마나 더 서로를 위하여 죽어야 하겠는가!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13절) 주님께서는 친구들뿐 아니라, 원수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그러니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5,8) 라고 한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14절) 주님의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그분과의 친교 관계에 있다는 말이다. 친구만이 친교를 가질 수 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종에서 친구가 되게 해 주셨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 주셨다. 그러기에 우리는 단계적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기에 우리의 삶이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여 그분과 아름다운 친교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15절) 주님께서는 말씀을 따르는 제자들을 친구라고 부르겠다고 하셨는데, 이제 제자들은 ‘하느님의 친구’가 되었다. 그 ‘말씀’은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따랐으며, “하느님의 벗”(야고 2,23)으로 불렸다. 지혜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지혜가 사랑에 도달하면, 그 지혜는 우리를 하느님의 친구로, 하느님의 자녀로 만든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7절) 사랑은 우리가 맺어야 하는 열매이다. 우리가 열매를 맺도록, 즉 우리가 서로 사랑하도록 그분께서 우리를 지명하셨다. 그것은 가지가 나무와 떨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듯이, 우리가 그분과 떨어져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이 사랑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이 두 사랑의 계명이 우리의 열매이다.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열매는 사랑이라고 하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열매를 맺는 삶이다. 우리의 행실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우리의 열매가 남아 있다면 우리는 확실히 남아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셨을 뿐 아니라, 우리의 가지가 온 세상에 뻗어나가게 함으로써 열매를 맺게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기꺼이 나아가야 한다. 어떤 것을 행하고자 할 때는 이미 마음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 열매로 잘 모르고 헤매는 사람들을 인도하여 그들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만들고, 열매를 맺는 이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때 우리는 하느님께 참된 영광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