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부활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5. 13. 05:12

부활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14,1-6: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1절)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께서 돌아가신다는 것에 대해 놀라고 혼란스러워하자 그들을 위로하신다. 이 말씀은 아들에 대한 믿음과 아버지에 대한 믿음을 하나로 만들며, 그분의 하느님이심을 아버지의 하느님이심과 하나로 만든다. 즉 그분도 하느님이시라는 말씀이다.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2절) 여기서 아버지의 집은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며, 아드님께서 아버지께 바칠 하느님의 나라이기도 하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자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마태 25, 34) 하신 그 나라이다. 하느님의 이 집, 하느님의 이 성전, 하느님의 이 나라와 하늘나라는 지금 지어지고 세워지고 준비되고 있다. 거기에 거처가 마련될 것이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면 그 자리가 마련된다. 사랑을 살며 감사하는 삶으로 마련하는 자리이다.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3절) 이렇게 살아서 그 자리가 마련되면 우리가 그분과 함께 있게 되리라 하신다. 우리가 함께 있는 곳은 바로 그분이다. 그분이 영원한 생명이시고, 그분이 우리를 받아주실 때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분이 영원한 생명이시므로 우리가 있게 될 거처는 바로 그분이시다. 여기서 생명은 바로 그분 자신이라는 말이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4절) 그 거처를 마련하는 삶을 이 세상에서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살았다면, 우리는 그 ‘길’을 아는 것이다. 이 길은 그분을 통하지 않고는 결코 갈 수 없다. 그러나 토마스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모른다고 한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6절) 여기서 ‘길’은 거룩한 삶을, ‘진리’는 거룩한 교회를, ‘생명’은 영원한 행복을 의미한다. 그 ‘길’은 완덕으로 가는 길이다. 그 길은 우리를 복된 목적지, 곧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길이다. 그래서 그분은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6절) 하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의 아들을 통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다. 아버지께로 가는 길은 아들을 통하는 길이다.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이시므로 아들 그리스도는 진리이시다. 그러기에 아버지 하느님께서 참 하느님이라고 하면, 아들이신 하느님만이 진리이시다. 그러므로 아드님은 참되신 분과 같은 분이시다. 그분은 우리의 생명이시다.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죄의 저주로 죽은 우리를 되찾아 태초의 상태로 돌려주실 수 있는 분이시다. 우리가 생명에 도달하는 방법은 그러므로 세 가지가 있다. 온갖 덕을 실천함으로써, 올바른 믿음으로써, 그리고 장차 우리에게 올 삶을 소망함으로써이다. 우리의 인도자요 수단이 되는 분이 바로 아들이시다. 그분은 생명 자체이시다. 그러므로 ‘나는 생명이다.’라고 하시는 것이다. 구원은 바로 그분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