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내 소망 하나

수성구 2022. 3. 29. 06:08

내 소망 하나

 

내 소망 하나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 아름 아득한 미소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 번 덜 봐도

머리 한 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을 웃을 수 있고

 

서로 겉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이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쳐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 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에 취해 세상에서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 하는 가끔은 의외한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거기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 유 안진 "내 소망 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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