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사순 제2주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수성구 2022. 3. 13. 04:38

사순 제2주일 / 정진만 안젤로 신부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는 거룩한 변모 사건에 앞서 베드로의 신앙 고백(9,18-21 참조),

수난과 부활에 관한 첫 번째 예고(9,22 참조),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방법(9,23-27 참조)을 전해 줍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순서는 마르코 복음과 마태오 복음의 전개 구조와 같습니다.

예수님의 정체에 관한 질문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고난과 죽음과 부활에 관한 예고를 통하여

당신의 정체를 알려 주시려고 하였지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들은 고난을 겪는 메시아의 정체가 제자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정체는 변모 사건을 통하여 또다시 제자들에게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는 동안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입고 있던 옷은 하얗게 번쩍였습니다(9,29 참조).

예수님께서는 변모 사건으로 당신의 영광,

곧 부활과 승천을 통하여 드러날 순간을 미리 보여 주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변모는 그분의 영광스러운 부활과 승천만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이루어질 고통스러운 죽음까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9,31)은

예수님의 죽음과 승천을 통하여 아버지께 가는

과정 전체를 가리킨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구름 속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변모로

드러난 예수님의 신분을 입증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영광이 우리가 이미

누리거나 앞으로 누리게 될 영광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우리는 죽음과 부활 안에서 세례를 받았고,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영광의 빛을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하십니다(필리 3,21 참조).

 

- 정진만 안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