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 기념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현대인들은 대개 바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빈틈없이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정해진 시간표대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데 익숙합니다.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표현을 습관처럼 사용하는 사회에서
정해진 시간을 잘 쪼개어 쓸 줄 아는 사람은 칭송을 받지만,
시간을 허투루 보내거나 낭비하는 사람은 한심한 취급을 받습니다.
이 세상의 삶은 죽음으로 한정된 시간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귀하게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귀한 시간이 주로 무엇을 얻으려는 데 소비되는지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현세에서 가지고 싶거나, 되고 싶거나,
누리고 싶은 것을 얻고자 사용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주님의 선물임을 일깨워 줍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현세의 시간을 언제까지 허락하실지 우리는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고귀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물론 먹고 사는 일도 중요하고, 각자 종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 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현세의 가치만 좇으면서 주님께 받은
한정된 시간을 모두 써 버린다면, 오히려 그것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약속된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일,
곧 기도와 말씀 읽기, 이웃 사랑 실천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내세에서 누리게 될 영원한 행복은, 현세에서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의 마지막 말씀을
기억하며 더 ‘좋은 일’에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됩니다.”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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