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오늘의 묵상
시련은 누구에게나 어떠한 형태로든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질병의 고통으로, 누군가에게는
불의의 사고로 자녀를 잃은 비통함으로 다가옵니다.
어떤 이에게는 오랜 기간 공들인 수고와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허탈함으로, 어떤 이에게는 헌신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갑자기 쫓겨나게 된 상실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시련이 왜 하필 나에게 다가온 것인지,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한 것인지 하느님께 따져 보기도 하지만,
그분께서는 침묵 속에서 우리를 방관하고 계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마치 십자가 위에서 절규하시던
예수님에게 아무런 응답이 없으셨던 하느님처럼 말입니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르 15,34)
그런데 오늘 제1독서는 이러한 시련을 두고 우리의 믿음이
‘시험’에 놓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을
단련시키시는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그 자녀들 가운데 으뜸이신
예수님께서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모진 시련을 겪으셨습니다.
승리자의 위풍당당함이 아닌 패배자의 무력한 모습을 선택하신
메시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참으로 끝까지 인내하셨습니다.
그 거룩한 인내는 마침내 부활이라는 완전한 결실로 이어지고,
온 인류는 구원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혹독한 수난에도 끝까지 인내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하는
우리 신앙인들은 각자에게 다가온 시련에 좌절하기보다
오히려 그에 맞서 강한 믿음으로 인내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신 제자들이 얼마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 잘 아시는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위로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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