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글방

예수님은 나와 같지 않습니다

수성구 2022. 1. 6. 05:04

예수님은 나와 같지 않습니다

 

                                             김효준 신부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호수 위에서 제자들은 맞바람으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어 그들에게 가십니다. 그런데 이상한 구절이 나옵니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마르 6,48)

곤경에 처한 제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물 위를 걸어가셨던 예수님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꿔 그들을 지나가려고 하셨던 것일까요?

욥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당신 혼자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등을 밟으신 분…

그분께서 내 앞을 지나가셔도 나는 보지 못하고 지나치셔도 나는 그분을 알아채지 못하네.”(욥 9,8-11)

욥기의 이 구절은 하느님의 초월성과 불가해성, 즉 하느님은 인간과 같은 분이

아니시며 우리는 그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관한 고백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같은 분이 아니시기에 물 위를 걸으실 수 있었고,

제자들은 그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분을 “유령”으로 착각합니다.

예수님이 나와 같지 않으시니 다행입니다.

나란 존재는 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나와 같지 않으신

예수님은 물 위에서 나를 꼭 붙들어 주실 테니 참 다행입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 하느님이 내 곁에 계셔서 다행입니다.

언젠가 나는 그분을 통해 모든 것을 알게 될 테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 나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