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자료글

말씀과 체온을 나누는 사람

수성구 2022. 1. 2. 05:27

말씀과 체온을 나누는 사람

                                                       김현 신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예전 어머니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둘러업고 일하셨습니다. 업어 키우셨지요.

이 표현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엄마 손이 약손이다.’ 할 때처럼 배가 따듯해져 오는 것도 같습니다.

등에 업힌 아기는 엄마와 체온을 나누며 얌전히 잠들기도 했고,

칭얼대고 버둥거리며 엄마를 힘들게도 했습니다.

엄마가 내어준 등에 업혀 자라면서 아기는 엄마 눈높이에서 세상을 만났습니다.

 

하느님 말씀께서 우리에게 아기로 오셨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업어 키워줄 거라고 신뢰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아기의 무력함으로, 그 무모해 보이는 신뢰로 우리에게 청하시는 겁니다.

당신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돌봐드리고 지켜주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청하십니다.

우리에게 말씀을 업어 키워드릴 의지가 있습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지켜드리겠다는 태도로 세상 사람들과 구별됩니까?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보고 만지려면 말씀과 체온을 나누며 살아가는 삶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성경 말씀에 대한 사랑으로 이웃의 결핍을 살피는 분주한 손과 발을 지닌 증거자가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말씀의 어머니입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다.”(루카 8,21)

* 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랍니다. 사람이 되신 말씀이 내 마음 구유에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