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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수성구 2021. 12. 28. 03:48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주여, 당신 홀로 우리의 참 주님이십니다. 

우리에 대한 당신의 통치는 우리의 구원이고, 우리가 당신을 섬기는 것은 당신으로

말미암아 구원받는 것에 불과합니다. 

 

구원의 근원이시며 당신 백성의 축복이신 천주여, 당신이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은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에게서 사랑받게 하는 당신의 은총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천주여, 당신은 당신 오른편에 계시는 아드님 즉 당신 자신을 위해 굳세게 하신

그 사람을 예수 즉 구세주라 부르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고, 그분을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그분은 십자가에 죽으시기까지 하여 우리를 먼저 사랑하실 때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분은 먼저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시어 그 사랑과 자애로 당신을 사랑하도록 분발시키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도록 주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우리로부터

사랑을 받으실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당신이 우리를 창조하실 때

새겨 주신 그 목적을 우리가 이룰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말씀이신 이 아드님으로 말미암아 

“하늘은 만들어졌고, 만상도 그의 입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천주여, 당신이 아드님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이란 우리를 얼마나 또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태양 아래 친 장막처럼” 

밝히 드러내시는 것뿐이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아드님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드님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내맡기셨습니다. 

 

천주여, 이분이야말로 당신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시고 당신이 우리에게 전하신 전능의 교훈이십니다. 

이분은 깊은 침묵 즉 깊은 오류의 어둠이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을 때 오류의

강력한 적수로, 사랑의 온유한 훈계자로 천상 옥좌에서 세상에 내려오셨습니다. 

이분이 세상에서 행하신 업적과 전해주신 말씀, 이분이 당하신 모욕과 침 뱉음과

뺨맞으심,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히심과 무덤에 묻히심은 당신께서 아드님을

시켜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당신의

사랑으로 당신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불러일으키셨습니다. 

 

영혼들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시여, 당신은 이런 사랑을 인간 자녀들의

영혼들에게 억지로 주입할 수 없고 단지 그것을 불러일으키시는 것이 옳음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강압이 있는 곳에 자유가 없고 자유가 없는 곳에 정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주여,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응당히 구원을 얻을 수

없고, 또한 그 사랑이 당신으로부터 나오지 않고서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천주여, 당신이 사랑하시던 사도가 말하고 또 우리가 이미 말했듯이, 당신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실은 주님은 항상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우리 안에 부어 주신 사랑의 정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반면에 최고선이시고 궁극선이신 당신이 지니신 사랑을 선 자체이신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출하신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태초에 만물이 창조될 때부터 물위에서 즉 인간 자녀들의 출렁이는

마음 위에서 휘돌고 계시면서, 모든 이에게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고 모든 것을

당신께로 이끄시며, 그들에게 숨을 내쉬고 들이쉬시며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시고

유익한 것을 대주시며, 우리를 하느님과 하느님을 우리와 일치시키십니다.

 

 

 

생티에리 수도원의 굴리엘무스 아빠스의 글 ‘하느님께 대한 관상’에서 (Nn. 9-11: SCh 61,9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