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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제1독서 (1사무1,24-28)

수성구 2021. 12. 23. 03:00

2021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제1독서 (1사무1,24-28)

 

사무엘 상권의 첫째 부분인 1-7장은, 

이스라엘에 닥친 위기가 무엇이고

그 위기를 사무엘이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다룬다.

 이스라엘에 닥친 위기는 두 가지, 

곧 지도자의 부재라는 내적 위기와

필리스티아인들의 침략이라는

외적 위기이다.

 그 당시 이스라엘의 정신적 지도자는

 실로의 사제 엘리였는데,

나이가 너무 많아 필리스티아인들의 

침공을 막아내기는 고사하고,

집안 단속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무능하였다.

 

 이스라엘은 에벤에제르의 전투에서,

 실로에 모셔 두었던 주님의 궤

(계약의 궤)를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뺏기고 엘리의 집안은 몰락하였다.

이스라엘 안에 주님의 현존을 확인해 줄

 사제직과 계약의 궤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위기를 극복할 우선적 대안으로

주변 민족들이 이미 오래 전에 받아들인

 왕정의 도입을 절실하게 요청하였다.

 땅을 확보한 이스라엘은 

그 땅을 지켜줄 현실적 제도를 찾고 있었다.

임금과 더불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줄 

예언직도 중요한 직책으로 떠올랐다.

  하느님의 말씀과 현존이 약해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언자들이,

외적의 침입과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임금들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충족시켜 준 인물이 바로

사무엘이다. 오늘 독서는 자식이 없던

한나가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여

한 아이 즉 사무엘을 낳게 되었는데, 

사무엘을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에 데리고 가서,

 주님께 봉헌의 서약을 하는 내용이다.

 "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제가 드린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그런 다음 그들은 그곳에서 주님께 

예배를 드렸다."(1사무1,26-28참조)

 한나가 기도의 응답으로 주신 아들을 

주님의 것으로 되돌려 드리는 이야기이다.

 

 봉헌(dedication)은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거룩한 목적으로 쓰임받도록, 사람, 물건, 

장소를 속된 것에서 분리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이것을 성별(聖別)이란

말로 쓴다. 하느님 편에서

 그러한 목적으로 간택하여 쓰실 때에는 

축성(consecration)이란 말을 쓴다.

 어떻든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니, 

하느님께 되돌려 드린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의 절대권 

즉 주권을 인정해 드린다는 것이다.

 

 

 기도해서 얻은 아이인 사무엘의 존재, 

생명, 성품, 탈렌트, 신앙, 시간등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의 것으로 돌려 드림으로써,

하느님의 축복과 놀라우신 간섭과 역사로 

하느님의 뜻에 맞갖게 쓰임받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사무엘은 충실한 하느님의 도구요, 

나지르인으로써 예언자적 역할을 종신토록

 잘 수행한 것으로 나온다.

이 뒤에는 어머니의 봉헌과 신심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적 재화

(물질, 돈, 토지), 내적 재화(신망애 삼덕과

성령의 은사등 초자연적 은혜)

우리 영혼, 육신, 심령, 

가정과 사업체, 본당 공동체, 조국, 환경등

하느님께 되돌려 드릴 것이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부채, 마음의

상처, 병고, 원수등도 봉헌의 대상이 된다.

 

이런 것을 예수 성심 

혹은 성모 성심께 봉헌 했을 때,

우리 구원과 성화를 위해, 주님과

어머니께서 그것을 책임져 주시는 것이다.

 

 오늘 아기를 낳지 못하는 한나가 기도하여

 얻은 자식인 사무엘을 봉헌하는 것은

예수님의 선구자 세례자 요한의 부모인

 즈카리야, 엘리사벳의 성소와 더불어

구세주의 모친이신 성모님의 성령으로

말미암은 동정 수태를 예고하는

사건인 것이다.

 "Nothing is impossible with God."

 하느님과 함께하면, 아니 하느님께서 

역사하시면 불가능이 없다는 교훈이

구세사 안에서 하나 하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우리 존재와 생명의 절대권(주권)을 가지신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있는지

 그래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온전히 되돌려 드려서, 다시 

하느님께로부터

 우리의 구원과 성화를 위해 

하느님 뜻에 맞게 모든 것이 새롭게 재편성

 혹은 개편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봉헌은 그러기에 세례성사때 한

 서약의 갱신이요 연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