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1. 11. 15. 02:28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연중 제33주 월요일

복음: 루카 18,35-43: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눈먼 사람을 고쳐주셨는데, 그는 육신의 눈은 멀었지만, 다윗의 자손, 즉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치유 능력을 보는 눈이 있었다. 그래서 끈질기게 애원하였다. 그는 인간의 힘으로는 시력을 회복할 수 없고 하느님의 거룩한 능력과 권능으로서만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께 나아가듯 예수님께 나아간다.

 

누가 지나가느냐고 눈먼 사람이 묻자, 사람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37절)고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부르짖었다(38절). 그러자 사람들이 그를 말렸다. 그들은 눈먼 거지가 시끄럽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예수님께서 그를 고쳐주시면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믿음이 부족한 사람들을 다시 믿게 하시려고 빛이신 분이 이 세상에 오셨다. 매일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구걸하던 그 사람이 이제 하느님의 선물을 받게 된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 이렇게 청하는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그가 믿음이 구원을 주었고, 그다음에 시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41절) 예수님께서는 최고의 권위로 말씀하셨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42절) 이 말씀은 인간의 권한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권위를 보여주는 말씀이다. 그 누가 이런 권위 있는 말씀을 한 적이 있는가? 주님은 하느님께 기적의 능력을 청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능력으로 그의 시력을 되찾아 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무슨 일이든 하셨다. “다시 보아라!” 이 한마디가 눈먼 이에게는 그대로 빛이었다. 참 빛이신 분의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보게 된 그 사람은 어떻게 했는가?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43절) 한다. 그는 이중으로 눈먼 상태에서 벗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육신의 눈먼 상태뿐 아니라, 마음의 눈먼 상태에서도 벗어난 것이다.

 

그에게 마음의 눈이 열리지 않았다면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경에 군중도 모두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고 한 것을 보면, 그는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을 찬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 것이다. 오늘 복음의 눈먼 이가 그토록 부르짖어 눈을 뜨게 되는 은총을 받았다면 우리의 눈은 어떠한가? 사물을 쳐다보는 눈은 볼 수 있다 해도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눈은 얼마나 밝은가? 그러기에 우리도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는 간절한 기도를 자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의 눈이 이제 주님의 참모습을 볼 수 있고, 그 신비를 깨달아 알고 주님을 따를 수 있는 삶이 되도록 기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