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글방

안식일법과 주일의 의무

수성구 2021. 7. 17. 03:01

안식일법과 주일의 의무

 

송용민 신부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

 

유다인들에게 안식일법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종교적 계율에 속합니다.

안식일에는 어떠한 노동도 해서는 안됩니다.

가령 가스렌지에 불을 켜거나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손으로 뜯어내는 행위마저도 단죄하는 유다인의 세밀한 율법 조항을 들으면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안식일법은 곧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먹는 행위를 비난하는 바리사이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고, 안식일의 정신은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자비’ 를 실천하는 것임을 분명히 강조하십니다.

본래 안식일 법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하여 일과 노동을 멈추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바치는 종교적 삶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신보다 법 자체의 준수를 강조한 바리사이들은 배고픈 제자들의 사정이나 율법을 지킬 수 없는 보잘것없는 이들의 마음은 읽지 못하였습니다.

반면 가난하고 소박한 이들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기에 하느님의 용서와 기쁨을 얻습니다.

오늘날 안식일을 주일로 보내는 가톨릭교회에서 주일을 거룩히 보내야 하는 의무는 단순히 미사 참례가 아닌 어떤 형태로든 교회와 인연을 맺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자비의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 우리가 하느님께 바치는 참된 제물은 금전이 아닌 이웃 사랑의 구체적 실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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