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묵상글

하느님을 아는 사람

수성구 2021. 5. 9. 05:56

하느님을 아는 사람

류지인 신부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뛰어놀던 두 아이가 정글짐으로 기어오르더니 아빠를 찾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높은 곳에 올라서서는 겁이 났던지 그만 내려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팔을 벌리며 다가선 아빠 품에 한 아이가 폴짝 뛰어내려 안깁니다.

재미가 있었는지 땅에 내린 아이는 금세 또 올라가 아빠에게 안기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는 동안 다른 아이는 울기만 할 뿐 뛰어내릴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괜찮다며 잡아준다고 달래보아도 손에 꼭 쥔 철봉을 놓지 못합니다.

한 아이에게는 ‘우리 아빠’ 였지만 다른 아이에게는 ‘내 친구의 아버지’ 였던 것입니다.

아빠라는 포근함이 다른 아이에게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이의 품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뵙게 해달라는 필립보의 청원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아버지는 같은 분이심을 반복해서 강조하십니다.

직접 대면해본 일이 없기에 뜬구름처럼 하느님 모습을 그리고 있을 제자들에게 성부 하느님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으로 제시해주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체험해온 모든 것이 아버지께 나아가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친근하게 스승님을 부르듯 아버지 하느님을 찾도록 제자들을 직접 연결해주고 계시는 분, 이제 제자들은 하느님과 잘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하고 부르면 모든 어려움에서 건져주시는 진짜 ‘우리 아빠’ 가 되었습니다.

 

* ‘예수님’ 이라 쓰고 ‘하느님 아버지’ 라고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