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늘을우러러

영원한 생명

수성구 2021. 5. 1. 03:25

영원한 생명

로마제국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시절,

그리스도인들에게 행한

최악의 형벌 가운데 하나는

북아프리카 누미디아 광산으로

보내는 일이었다.

광산으로 간다는 것은

원형극장에서 사자 밥이 되거나

화형대에서 불에 타 곧바로

죽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고통을

받으며 죽어간다는 뜻이었다.

 

매일같이 이글거리는 태양 볕에서

죽도록 일하고 채찍질로 난

상처가 썩어 들어가는 고통과

캄캄한 광산에서 극도의 피곤을

견디다 사고를 당하면서

서서히 조여 오는 죽음의

손아귀를 견디는 것이었다.

누미디아 광산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초대교회 신자들이 작업장 동굴

벽에 적어놓은

신앙고백 표현을 보게 되었다.

많은 말이 적혀 있었지만

가장 많이 쓰인 말이

'그리스도''생명'이었다.

 

다만

그리스도를 섬긴다는 이유로

생지옥 같은 곳에서

모짐 고통을 당하면서도

'그리스도'와 '생명'이란 말을

동굴 벽에 새기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얻고자

이 모진 고통을 겪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그랬을까?

또는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께서

그들과 함께하시면서 돌보아

주심을 잊지 않으려고 그랬을까?

 

비록 육신의 목숨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사그라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주님의

십자가 죽음에 동참함으로써

주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생명이

더욱 드러나고 있음을

각인하고 싶어 그랬던 것일까?

바오로가 코린토

공동체 신자들에게 썼듯이.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2코린4,10)

 

- <삶의 우물가에 오신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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