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늘을우러러

작은 기도, 큰 위로

수성구 2021. 4. 17. 03:41

작은 기도, 큰 위로

 

작은 기도, 큰 위로 / 권 태 원


당신에게 가는 길은 왜 이렇게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까.

내가 지금 이 순간보다 얼마나

더 파도처럼 부서져야 당신의 평화를

느낄 수 있습니까. 얼마나 더 고통을

당해야만 당신의 빛을 볼 수

있습니까.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다짐하면서도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곱게 물든 가을산이,

기도하면서 살아라고 말 없이

가르칩니다.


오늘 새벽에는 '자비를 베푸소서!' 하고

외우는데 소나기 같은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겨울에 내리는 첫눈처럼

당신은 나의 첫사랑입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나의 맑은 눈물을

당신만은 기쁘게 받아 주십시오.

당신의 작은 위로가 나에게는 커다란

평화를 선물해 주십니다. 잘못이 많은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무런 조건

없는 당신의 무한한 사랑이

오늘은 나를 울게 합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다시 한 번

사랑하라고 천사들이 노래합니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다시 한 번

용서하라고 말 없는 산과 강이

속삭입니다. 삶의 무게에 지치고

힘들수록 당신이 더 그리워지고

간절해집니다. 당신의 평화와 기도

속에 늘 함께 있음을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나의 이름을

당신처럼 평화로 부르고 싶습니다.

나의 기도 제목을 감사와 희망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이제는 내가 먼저 용서해야만

당신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사랑해야만 당신의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절제했던

지난 날의 욕심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웃들에게 무관심했던 지난 날의

말과 행동들에 용서를 청합니다.

세상에서 보잘 것 없는 나 자신도

이제는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으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사랑으로 찾아

나서면 언젠가는 당신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정다운 가족과 집이 그리워지는

늦가을입니다. 마음이 외롭고

가난한 나에게 당신만은 내 삶의

아름다운 주인공으로 어서 오십시오.

당신의 도우심 없이는 당신을 만날

수 없습니다. 내 안에 행복의

원천이신 당신이 계신다는 확실한

체험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긍정적이고 직접적인 당신의

사랑이 아니시면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는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 무릎을 꿇고

당신에게 기도합니다. 당신의 작은

기도가 내 눈물을 닦아 주십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보다

더 깊이 당신을 믿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도는 나를 위한 사랑의

음악입니다. 당신과 내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 안의 나부터

더 낮아지고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은 더 간절히 기도하며 울고

싶습니다. 나도 당신처럼 일 년 내내

감사하며 살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