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니
네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니
루카 복음 5장 12-16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본당에 부임한 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신부님, 이것 좀 해 주세요.”와
“이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입니다.
본당의 성사 생활을 비롯한 운영 전반에 관해 다양한 의견과 요청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꼭 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사정상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그것을 일일이 설명해드릴 수 없어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임 신부는 본당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단 본당 신부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사정이 있고 어쩔 수 없이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사랑은 그것까지 헤아리고 이해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나병 환자는 병이 낫기를 원합니다.
그는 소원을 이뤄주실 예수님을 찾아가 그 앞에 엎드리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 대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고
통스럽고 치욕스런 질병 속에서 육신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만신창이가 되었을 텐데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않고 치유의 필요성을 역설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리려 합니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제게 이루어주십시오.”라고 고백합니다.
* 나는 하느님께 무엇을 청합니까?
김효준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