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연중 제19주일/일어나 먹어라/이 원태 신부|☆...

수성구 2018. 8. 12. 02:31

연중 제19주일/일어나 먹어라/이 원태 신부|☆...주 님 의 향 기 °♡。

 



일어나 먹어라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 두려워할 줄 모르는 용기와 열정으로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싸웠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도 죽음의 위협 앞에서 지쳐 쓰러진다. 하느님께 하소연한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1열왕19,4) 죽음의 위협에 굴복한 자신에 대한 실망인가? 예언자로서의 삶에 대한 회의인가? 어쨌든 한순간의 실의와 절망이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다. 그도 평범한 한 인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의 처지를 알고 계신다. “일어나 먹어라.”(1열왕 19,6) 엘리야는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빵과 물을 먹고 마시고 힘을 얻어 밤낮으로 사십일을 걸어 호렙 산에서 하느님을 만난다(1열왕 19,6-8참고).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새로운 힘과 미래를 주심으로써 심연에서 허우적거리던 그를 구해내신다. 이에 힘입어 엘리야는 마지막 날까지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다 한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의 위력이다.예수님께서 선언하신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요한 6,48)육신의 배고픔을, 세상의 온갖 욕망들을 채워주시기 위한 빵이 아니다(요한 6,26참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이사 61,1) “그루터기에서 햇순이”(이사 11,1) 돋게 하시는 위안과 희망의 빵으로 세상에 오신 분이다. 상처입어 신음하는 사람을, 어둠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을 살리시기 위해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러나 우리는 탄식한다. “주님, 어찌하여 멀리 서 계십니까? 어찌하여 환난의 때에 숨어계십니까?”(시편 10,1) 공감한다. 힘듦이, 고달픔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 누구나 이렇게 탄식하지 않았던가? 아마도 절박함의 고통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닫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계신다(탈출 2,23-25참고). 외면하지 않으신다. 십자가의 표징을 통해 보여주시지 않았던가? 다윗처럼 노래할 때가 올 것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이유다.


[말씀자료 : -이 원태신부- / 편집 : 원 근식 요아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