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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다가 멀어지다가

수성구 2017. 3. 25. 05:01

가깝다가 멀어지다가|묵상의 뜰          



가깝다가 멀어지다가

마르코 복음 12장 28ㄴ-34절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볼 수 있으니, 들을 수 있으니, 말할 수 있으니, 움직일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있는 그대로 행복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욕심이란 첨가물이 들어가면 행복은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가족도 친구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니 행복합니다.
      거기에 나의 이기심이 첨가물로 들어가면 행복은 이내 사라집니다.
      누군가가 나를 알아보고 불러주니,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부르고 찾을 때 응답해주니 행복합니다.
      거기에 무관심이 첨가물로 들어가면 행복은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거기에 하느님 영광이 아닌 나의 영광이 첨가물로 들어가니 행복은 이내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행복과 불행, 하느님 나라와 어둠의 나라를 오갑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고백하는 율법 학자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그 사랑을 실제로 주고받으며 하루를 하느님 나라로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너와 나라는 평범한 존재, 연속되는 일상생활, 늘 하던 활동에 사랑을 첫째자리에 놓고 마주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것은
      많은 활동과 특별한 재능과 독보적인 존재감이 아니라
      오늘 내가 마주할 모든 사람과 일에 사랑의 옷을 입히는 것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 첫째는 사랑이고 둘째도 사랑입니다.


      강희재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