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기 도 와 묵 상

연중 제17주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7. 24. 03:14

연중 제17주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오늘의 묵상

 

신학생 시절, 성체 조배를 할 때 자주 분심이 들었던 저는

주위의 동료들을 보면서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기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참으로 부끄러워했어야 하는 점은,

그 당시 어느 누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오늘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 내용과 함께 그 자세까지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안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군더더기도 없이 “아버지”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부르실 때 사용한 이 호칭은 아들과

아버지의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를 말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이 호칭으로 하느님을 부르라 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라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어머니로 소개하신 것처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께서 하느님과 맺고 있는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

곧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초대하십니다.

아버지와 나누는 친밀함은 기도의 핵심이며 목표입니다.

‘아버지’라는 호칭 하나만으로

‘다른 민족 사람들의 빈말’(마태 6,7 참조)이 필요 없습니다.

 

아울러 ‘아버지’라는 호칭은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자녀라는 사실도 알려 줍니다.

서로서로 형제로 대하는 것이 ‘아버지’라는 호칭의 진정성을 보여 줍니다.

우리의 기도가 더 단순해지고 깊어져야 하겠습니다.

 

- 김인호 루카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