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새벽을 열며

2022년 5월 27일 부활 제6주간 금요일

수성구 2022. 5. 27. 05:50

2022년 5월 27일 부활 제6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16,20-23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21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

22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23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 집에 손님이 오시면 어린 저를 보고는 꼭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때는 되고 싶은 모습이 너무 많았습니다. 과학자, 의사, 판사, 대통령, 경찰, 소방관…. 그래서 매번 다른 대답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그중에 하나는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이렇게 신부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신부가 되기 전, 신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글을 매일 같이 쓰고 또 책도 출판하리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본당 신부가 되어 신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신부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 특수 사목 신부로 오랫동안 살지도 몰랐습니다. 남 앞에 서서 말하는 재주는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저곳에 가서 강의하는 강사 신부가 되었습니다.

미래는 자기가 생각한 데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님의 뜻에 따라 지금의 내 모습이 된 것이 된 것이 아닐까요?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절망하고 좌절해야 할까요? 주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는 내 모습이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에 충실해야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순간의 만족을 위한 삶이 아니라, 주님의 계획에 동참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노력을 통해 주님 계획이 더 빨리 내 안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느끼고 함께 하는 사람은 어떨까요? 분명 그 안에서 커다란 기쁨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곧바로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하시지요.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우리 구원의 시작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커다란 기쁨이 됩니다.

이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세상의 편이 아닌 주님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주님의 패배에 기뻐하지만, 주님께서는 절대로 패배하지 않으십니다. 세상의 눈으로는 패배처럼 보여도 결국 진정한 승리를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주님 편이 되어 주님 계획에 동참해야 우리도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물론 이 기쁨은 곧바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고통과 시련 후에야 부활의 큰 기쁨이 있는 것처럼, 때로는 아픔과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승리의 주님이시기에 주님과 함께라면 분명히 승리의 기쁨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주님 계획에 철저히 동참하는 주님 편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기쁨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말입니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흔들리듯 의지가 약하면 생활도 흔들린다(에머슨).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