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사순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4. 1. 04:06

사순 제4주간 금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사순 제4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7,1-2.10.25-30: 아직 그의 때가 이르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이제 당신 신변의 위협을 아시고 아직 당신의 때가 아니었으므로 갈릴래아 지방을 다니신다. 그리고 초막절이 되어 제자들과 따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다. 초막절이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40년간 광야에서 방황하던 생활을 기억하며 그때와 같은 천막을 세우며, 9월 말에서 10월 초순에 걸쳐 지냈다. 이 축제는 8일간 계속되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영광스럽게 변모시켜 보여주신 때가 바로 초막절이었다. 이 초막절 때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사람들은 주님께서 겁내고 계시리라 생각했는데, 축제 때 드러내 놓고 말씀하시자 군중은 놀란다. 사람들이 기를 쓰고 그분을 잡으려 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고 의회 의원들이 정말 저 사람을 메시아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26절) 하고 말했다.

 

“메시아께서 오실 때에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시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인데,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27절) 이 말은 근거 없는 생각이다. 성경에는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 불릴 것이다.”(마태2,23) 또 헤로데가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냐고 묻자 메시아는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자들의 증언을 증거로 제시하였다.(마태 2,6 참조) 메시아가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은 “누가 그의 가계를 말할 수 있으랴”(이사 53,8 칠십인역 참조)에 근거한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인간으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분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은 모르고 있다. 그래서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28절)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28절) 하셨다. 즉 그분의 가족들을 알고 고향을 아는 것뿐이며, 그분에 관해서 모르는 것은 당신이 하느님이시며 하느님에게서 오셨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들이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는 말씀은 그들이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하느님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29절) 당신 말고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고 하시는 것은 그분께서 아버지에게서 나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본성으로 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에게서 나신 유일한 분이시므로 그분만이 하느님을 아신다. 다른 모든 만물이 알지 못하는 아버지를 그분 홀로 아시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이유는 그분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들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30절)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라는 말씀에 자신들의 지식을 믿고 있던 유다인들은 격노한다. 그러나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한다.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분이 원하시지 않으면 붙잡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분의 때’란 그분께서 죽음에 처하기로 된 때를 말한다. 우리는 그분을 잘 알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