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구부러진 길

수성구 2022. 2. 13. 04:59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Park (박정현) - My Wish (마

 

 

'백합 > 시와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  (0) 2022.02.15
홀로 가는 길  (0) 2022.02.14
편안한 만남이 좋다  (0) 2022.02.13
故김수환 추기경님의 인생 명언  (0) 2022.02.12
마음속의 스케치북  (0) 202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