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주교 학자 기념일 (일치 주간)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2. 1. 24. 01:05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주교 학자 기념일 (일치 주간)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주교 학자 기념일

복음: 마르 3,22-30: 성령을 거슬려 지은 죄는 영원히 용서받지 못한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은 예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하느님의 은혜로 인정하기보다는 마귀의 짓이라고 헐뜯었다. 주님께서는 “어떻게 사탄이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23절) 하신다. “한 집안이 갈라서면 그 집안은 버티어 내지 못할 것이다.”(25절) 이 말씀은 성령 때문에 하신 말씀이다. 성령께서는 당신 자신을 거슬러 갈라서지도 않으실 뿐 아니라, 모아들이신 사람들이 갈라지지 않게 하신다. 성령께서는 서로 맞서 갈라진 죄를 용서하시고, 깨끗해진 사람들 안에 사신다.

 

“먼저 힘센 자를 묶어 놓지 않고서는, 아무도 그 힘센 자의 집에 들어가 재물을 털 수 없다.”(27절) 여기서 ‘힘센 자’는 악마로 그에게서 털 세간이라는 것은 갖가지 죄와 불경으로 그자가 차지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며, 장차 그리스도 신자가 될 사람들을 가리키고자 한 것이다. 악마가 인간을 포박했던 것과 똑같은 사슬로 악마를 묶어야 했다. 인간은 이렇게 자신을 옭아매었던 죄의 사슬을 악마에게 남겨 둔 채, 주님께 돌아갈 수 있게 된다.(로마 5,18 참조) 악마는 단단히 묶였고 그의 재물인, 악마가 자기의 목적을 위해 불의하게 이용해 온 묶였던 인류가 하느님의 자비로 자신을 속박했던 악마의 권력에서 해방되었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도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28-29절) 성령께서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안에 머무르신다. 성령에 참여하기에 합당하다고 여겨지던 사람이 은총에서 등을 돌릴 때, 성령을 모독하는 것이다. 성령을 모독하는 것은 신앙인의 믿음과 삶의 토대를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도 오랫동안 암흑 속에서 지내면 눈은 보지 못하게 된다. 오랫동안 누워있는 사람은 걸을 수 없게 된다. 이렇듯 하느님의 진리를 받아들이기를 너무나 오래 거절한다면 하느님의 진리를 보게 되더라도 그 진리를 인정할 수 없다. 그것이 곧 자기 자신이 사랑이시며 진리이신 하느님을 거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이 성령을 모독하는 죄가 되고 영원히 용서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인간 편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믿지 않고 하느님 앞에 나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용서를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령을 거스르는 죄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악의 상태에 남아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인간은 언제나 잘못할 수 있고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죄보다도 더 크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분의 사랑을 믿고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으면서 그분 앞에 나 자신이 부족하고 나약함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언제나 주님께로 돌아가려는 마음과 용서를 청하는 마음으로 그분 앞에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