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기도

깨끗하게 되어라

수성구 2022. 1. 8. 05:54

깨끗하게 되어라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로 번역된

 '레프로스'(lepros; a leper)는 

오늘날의 한센씨병 즉 나병이 아닌

 일종의 피부병으로 여겨진다.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정상인들과 함께

 살 수가 없었고,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생활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부정한 자로 취급받아 종교적으로도

 배척을 받았다(레위13,45.46).

 

따라서 이런 사람이 예수님께 나아오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일은

 제한적으로나마 허용되어,

회당의 한 구석에 칸막이 너머에 모여 

예배를 드렸다.

 

그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격리의 

대상으로서 먼저 정상인에게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율법 조항을 어기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병으로부터 치유를 받기 원하는

 그에게는 이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없었기에,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과감하게 예수님에게로 나아갔던 것이다.

 

나병 환자는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는다'. '무릎을 꿇고'는 극도의 

존경심을 표현하는 겸손한 행위이다. 

그리고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병 고치는 능력이 

있으며, 일반 의원과는 달리

지금 당장 낫게하는 신적 능력을 가진 

메시야로 믿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특히 '깨끗하게'에 해당하는

 '카타리사이'(katharisai; clean)의

기본형인 '카타리조'(katharizo)는 

육체의 불결함이 깨끗해질 때도 사용되며

도덕적, 종교적 정결에 대해서도 사용된다.

 

나병환자가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병이 주는 육체적 고통보다는

종교적으로 부정하게 취급받는 것이

 더 큰 문제였음을 암시한다.

 

이것을 볼 때 예수님께 나아온

 이 나병환자는 종교적으로 매우 갈급한 

심정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가엾은 마음을 가지신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나병환자를 향한

 주님의 행위는 그들의 잘못된

해석과 관행을 뛰어넘는 

참된 율법의 정신인 사랑의 치유였다.

 

예수님께 나아온 나병환자의 병이 

예수님의 권위있는 말씀에 의해 

즉각적으로 떠나갔다.

 

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은 나병환자를

 단죄하고 그를 격리하는 일밖에

못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의 병을 고치셨다.

 

이것을 통해 진정으로 신뢰하고

 따라야 할 자는 

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이시며 예수님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요 목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히브2,17)

 

 

'희망의 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님 세례 축일  (0) 2022.01.10
모든 덕의 기초  (0) 2022.01.09
하느님의 축복받는 길  (0) 2022.01.07
용기를 내어라. 나다  (0) 2022.01.06
나 사랑하기  (0) 2022.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