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아름다운 배웅

수성구 2021. 7. 25. 03:21

아름다운 배웅

아름다운 배웅

글 / 김강수

 

잘익은 감자처럼

예쁘게 그을린 여자아이 세명이

횡단보도에 서서

달려오는 차를 바라본다

 

멈짓 멈짓하는 모습이

여차하면 건너가기를

시도하려는 것인지 불안하여

차의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다가갔다

 

잠시 후 신호등이 바뀌자

마치 달리기를 하듯이

셋이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마구 뛰어간다

 

4차선이면 걸어가도 될 터인데

무엇이 아이들을

그렇게 조급하게 한것인지

괜시리 걱정이 된다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한 아이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고

두아이는 손을 맞잡고

다시 횡단보도를 되돌아온다

 

마음 가득 담은 사랑으로

친구를 길건너까지 배웅하고

돌아오는 그 마음이

푸른하늘처럼 한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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