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묵상글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사람

수성구 2021. 3. 5. 05:12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사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사람

 

글 : 손용익 그레고리오 선교사

 

평소 종교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더라도 신앙에 뛰어들기란 어떤 계기가 되지 않고서는 어렵습니다. 특히 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와 달리 입문과정에서 교리교육과 영세식이란 규약이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정규 신자로서의 교회활동을 할 수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불림으로 성당을 찾아오는 이들에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개월의 교리교육이란 예비신자로서의 교육기간을 거치게 되는 이때 교리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서 그들에게 자기 주님을 만날 수 있게 할 것인가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사람을 보고 따라가는 신앙은 실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세속에 묻혀왔던 세월과는 달리 신앙을 받아들일 땐 반대세력의 기승도 만만치 않게 괴롭히게 되고 자칫하면 회의를 느끼게 하기 때문 봉사자들의 보살핌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신앙에 귀의하였는데 오히려 더 고통스럽다는 사람과 책과 담을 쌓고 살았는데 암기하고 익혀야 하는 공부가 부담스럽다고 엄살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교회정신을 익혀주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교리시간이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교리에 임하는 모습을 볼 때엔 신앙의 신비로움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어느새 그들의 입에서 자유로이 기도하는 모습과 미사에 임할 때 두 손을 합장하면서 미사에 임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에 입문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지만 하느님의 자녀로 가나안 땅으로 입성하기까지 현대의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하는 순례의 길이 예비신자 교육 기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예비신자 교리기간은 신앙과 세속과의 갈림길에서 싸워야하는 투쟁의 길이기도 합니다. 초기 신앙의 선조들은 신앙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순교했지만 이들도 신앙을 위해 버려야할 것과 지켜야할 것에 대한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 현대판 순교의 길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격려와 용기를 되어주는 사랑과 기도의 보살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틀에 박힌 교리로 딱딱하게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고 하기보다 예비신랑과 신부가 결혼 날을 셈하며 기다리는 설렘의 마음가짐, 새로움에 시작되는 두려움보다 새롭게 시작하려는 희망의 마음이 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들판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모진 비람에도 굽히지 않고 자기 자태를 지키며 자손을 번지게 하듯이 우리 역시 고운자태를 지키며 하느님의 자녀 꽃이 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믿음과 신뢰와 희망을 전하는 사랑의 사도로서 역할을 해야 그들이 자신의 주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