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스스로 고해를 만든다
세상 사람들은 영화와 명리에 얽매여
걸핏하면 티끌세상이니, 고생바다니 하고 말한다.
그들은 구름 피고 산은 푸르며,
냇물 흐르고 바위 우뚝하며,
꽃 피고 새가 지저귀며 골짜기가 화답하고
나무꾼이 노래하는 것을 모르나니,
세상은 또한 티끌이 아니며 고해도 아니로다.
다만 저들이 스스로
그 마음을 티끌과 고해로 만들 따름이니라.
기분이 울적하거나 고민에 싸여 있을 때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아무 느낌이 없고 단지 괴로울 뿐이다.
반면 기분이 좋을 때에는
평소 눈에 들어오지 않던 보잘 것 없는 것들도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모든 것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명예와 이익에 대한 집착은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
자신을 둘러사고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경쟁자요,
혹은 가해자로 보일 뿐이다.
책략에 대해서는 그보다 더한 책략으로 대응하고
빈틈만 보이면 증상과 모략도 서슴치 않는다.
간단없이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를 방황하는 인생이
어찌 흰 구름과 푸른 산을 올려다볼 여유가 있겠는가?
그러나 인생이란 높은 곳을 향하고 서서
그곳을 올려다보며
크게 기지개를 펴는 때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참다운 인생,
즐거운 인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채근담(菜根譚) - 후집 제1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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