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연중 제3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20. 1. 30. 04:53

연중 제3주간 목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조욱현 신부 강론

       

 

연중 제3주간 목요일

 

복음: 마르 4,21-25: 등불은 등경 위에 둔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21) 지혜의 등불은 감춰두지 않고, 사용하여 보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아무리 좋은 우물이라도 물을 퍼주어야 맑은 물이 솟아나지만, 아무도 물을 긷지 않으면 우물은 더러워진다. 쇠도 사용하면 빛이 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슨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훈련을 통해 거룩한 옷을 입게 된다고 하겠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고 부르셨다. 그리고 산위의 마을이라고 하셨다.(마태 5,14 참조)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을 비추고, 구렁텅이에 빠진 이들을 위하여 우뚝 서도록 부름을 받았다. 등불을 함지 속에 숨겨 둔다면 우리는 어둠 속에 있게 되고 사람들이 와서 부딪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등불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세상의 빛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선행이다. 선은 참되고 충만한 것으로 어둠을 사랑하지는 않는다.(요한 3,21 참조) 선은 드러나는 것을 즐거워하고 눈에 띄는 것을 기뻐한다. 그리스도인의 겸손은 나서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만, 있는 그대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선은 그 자체로 확산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은 그냥 퍼져 나간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24) 내가 하느님께 받은 만큼 청하는 이에게 자비를 되돌려 주는 것만큼 정당한 일은 없다. 가난한 형제에게 베풀어야 한다. 그 형제는 그리스도이시다. 형제에게 주는 것은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며, 영원히 찬미받으시는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필요로 하신다는데 그분의 뜻을 따르지 않겠는가?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주신 것을 우리가 베풀기를 바라신다. 우리가 베푼다고 하는 것 가운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지닌 것 가운데 하느님께 받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무엇인가를 줄 때, 그것이 우리의 것인가? 우리는 우리에게 주라고 명령하시는 분의 것을 주는 것이다. 우리는 착취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25) 우리가 들은 말씀을 온갖 노력을 다하여 기억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도록 하여야 한다. 말씀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지력이 주어지겠지만, 말씀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비록 타고난 재능이나 학문을 통하여 그 뜻을 이해하는 것 같이 보이더라도, 참된 지혜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빼앗겨도 무엇을 빼앗겼는지 알지를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