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대림 제1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

수성구 2019. 12. 2. 02:42

대림 제1주간 월요일 / 조욱현 토마스 신부|조욱현 신부 강론

       

 

 

대림 제1주간 월요일

 

복음: 마태 8,5-11: 한 말씀만 하소서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자기 종을 위하여 도움을 청한다. 그 백인대장은 종을 예수님께 데려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6)고 하는데, 종이 숨을 거두려 한다는 말 같다. 루카 복음에는 그가 죽게 되었는데”(루카 7,2)라는 뜻으로 보인다. 그의 믿음은 지붕으로 올라가서 기와를 벗겨 내고 환자를 예수님 앞으로 내려 보낸(루카 5,19) 일보다 더 큰 믿음이다.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면 종이 일어나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하신 적이 없는 일을 하신다. 발 벗고 그 종을 치유해 주시겠다고 하시며, “내가 가서 그를 고쳐주마.”(7) 하신다. 종을 치유해 주시는 것을 물론이고 그의 집으로 가시겠다고 하신다. 이렇게 되어 우리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알게 된다. 그냥 종을 치유해주셨으면 우리는 그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8) 하고 대답한다. 여기서 백인대장은 자신을 자격 없는 이로 여김으로써, 그리스도를 자기 집뿐 아니라 마음에도 모실 자격이 있는 자임을 보여 준다. 그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런 큰 믿음과 겸손을 보여 주는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일에 주님께서 그의 집에만 들어가시고 마음에는 들어가지 못하셨다면 기쁨은 없었을 것이다.

 

백인대장의 말은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고 짐작하는 것만으로 그리스도에 관해 그렇게 믿은 그의 지성을 드러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도 사람으로서 제가 다스릴 권한을 받은 사람들을 제 마음대로 움직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권한을 받은 당신께서는 말씀만으로 틀림없이 병을 떠나가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요 주님으로 알고 찾아온 것이 아니다.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권한을 받은 분으로 여기고 찾아왔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말씀만 해 주십시오.”(8)라고 했고, 이 말은 하느님께만 어울리는 말로 보일 수 있다. 그러니 하느님으로부터 권한을 받으신 그분이 이런 일을 하실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그를 칭찬하신다. 그리고 하늘 나라의 선물을 베풀어 주신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10)

 

예수님께서 육으로는 이민족이지만 믿음의 가족인 백인대장을 칭찬하셨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11)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하면서 하느님을 거절한 백성들은 쫓겨나고 그리스도인들은 동서에서 몰려와 그 복된 잔칫상에 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