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멜키오르가 가져온 황금이 상징하는 것은
아기 예수께서 이 세상의 왕으로서 오신다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는 세상을 다스리는 참된 임금으로서 오셨음을 상징합니다.
당시 황금은 가장 귀한 보물로 왕에게 드리는 예물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분명 왕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권력으로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임금이신 것입니다.
가스파르가 가져온 유향은 사제를 위한 예물입니다.
성전에서 제물을 바칠 때 사제는 유향을 사용했었지요.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시는 대사제로서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사제의 역할은 무엇보다 인간을 하느님과 만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사제라는 말의 라틴어 pontifex는 원래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사제입니다. 그것이 장차 예수께서 하실 일입니다.
아니,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수야말?하느님과 인간을 하나로 잇는 다리 그 자체이십니다.
예수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로 나아갑니다.
발타사르가 가져온 몰약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위한 예물입니다.
몰약은 시신을 부패하지 않게 하는 물건이지요. 예수께서는 역설적으로 죽으시기 위해 태어나셨습니다.
바로 당신 자신의 생명을 바치심으로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원자로서 오신 것입니다.
아직 구유에 누워 계시는 아기 예수께 바쳐진 이 예물들은 장차 이분이 어떤 분이 될지를 예표합니다.
그분은 바로 우리의 임금이시며 대사제이시고 구세주이십니다.
오늘 주님 공현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임금이시며 대사제이시고 구세주이신 아기 예수께
우리의 마음을 드리며 가만히 무릎을 꿇고 경배 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