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고운시

손수레| ♣ .........

수성구 2017. 12. 19. 05:16

손수레| ♣ .........고운詩 모음방

       

    손수레

    과속 방지턱에 걸려 넘어가지 못하는

    폐 종이를 가득 실은 손수레

    한손만 올려놓고 살짝 밀었더니

    가볍게 넘어간다.

    뒤돌아 보시는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

    허리는 기억자요

    나이테처럼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데

    하얀 웃음을 보내주시며

    "감사합니다"

    할머니가 일찍 부지런이 많이도 모으셨다.

    "돈벌이가 되나요?"

    "돈벌이는 무슨 돈벌이가 되요"

    "힘드시죠"

    "예, 그래도 감사하면서 살아요....

    움직일 수 있으니...."

    손수레가 느릿느릿 멀어지는데

    할머니는 짐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고

    그 위에 보이는 도시의 하늘은 잿빛이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그래도 감사하면서 살아요...."를 몇번이고

    반복하여 중얼거려 본다.

    한 해가 또 저물어가는 12월....

    -아침 행복차 한잔-행복차 셀프로 드실 수 있어요 어제 행복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