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고운시

눈 ::::::| ♣ .........

수성구 2017. 12. 10. 05:20

눈 ::::::| ♣ .........고운詩 모음방

       


 


 


  

    지금 창밖에 눈이 내린다면

    흰 눈이 소복소복 한없이 내린다면

    읽던 책을 접어놓을 것이다.

    친구가 되어준 한잔의 불랙커피는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

    그리고 무작정 나설것이다

    그리고 걷는다,

    무작정 혼자 걸어간다.

    도심을 빠져나가

    차의 경적소리도 멀어지고

    인적이 없는 길을 걷는다

    들길이라도 좋고

    산길이라도 좋고

    걷고 또 걸어갈 것이다

    멀리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만 보이는들판이라도 좋고

    산새 소리만 들리는 험산 계곡이라도 괜찮다.

    걷고 또 걸어갈 것이다.

    이윽고

    지친 발이 허기진 몸을 지탱하지 못하여

    그곳에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있는

    아주 조그만 하얀 언덕이 생기고

    드디어 하얀 스노우가 흰 이블이 되어

    사람의 형체도 덮어 버리면....

    산새 들새 즐거운 노래 부르는 새봄이 돌아오면

    그옆에 이름 모를 들꽃이 피어나고..

    누가 빨간 장미 한송이 놓고 눈물 흘리고 돌아 갈까?

    아아 ! 창밖을 내다 보니

    흰눈이 절대 안올것 같다.

    대행일까... 커피나 다 식기 전에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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