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행복 가득한곳

아쉬움이 남는 자리|◈─……

수성구 2016. 11. 10. 03:11

아쉬움이 남는 자리|◈─……행복가득한곳

       





      아쉬움이 남는 자리

      라디오에서 나오는 좋은 음악을 듣다가
      그 음악이 끝나기 전에 집을 나서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선율의 아쉬움이 맴돌아
      발을 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같이 보낸 뒤에
      가로등 불빛 아래 집 앞에서 손을 놓고
      헤어져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또 하나의
      아쉬움이 꽃잎처럼 떨어져 쌓입니다.

      좋은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약속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시골에서 올라오신 부모님이 고향으로
      돌아가시기 위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멀어져 갈 때 잘해 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손수건을 적십니다.

      긴긴 시간 동안 한 자 한 자 마음 속 이야기를
      담아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는데
      그제 서야 사랑의 마음을 더 간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귀가 떠오를 때
      우리는 아쉬움에 몇 번이고
      우체통을 다시 바라봅니다.

      열심히 공부한 뒤 시험을 치르고 답안지를
      낼 때마다 성적의 결과를 떠나 늘 '아차'라고
      후회하는 아쉬움만 정답으로 남습니다.

      이 세상은 아쉬움을 품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세상의 모든 좋은 것에는 아쉬움이 있고
      부족함, 안타까움이 그 사람을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하고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냅니다.

      출처 :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영상제작 : 동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한 스님이 이교도집단의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스님을 본 이교도들은 돌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으며 야유하였다.
    그러나 스님은 평온한 얼굴로 그들을 위해 염불하였다.
    마을을 벗어나자, 이 광경을 지켜보았던
    한 나그네가 따라오며 말했다.

    “스님, 스님께 그렇게 욕을 하고 돌을 던지는 무리들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그들을 위해 염불을 하시다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줄 수는 없지 않소.
    나에게는 분노가 없으니 저들에게 분노를 줄 수 없었고
    마침 내게 조금 있는 자비를 저들에게 나눠준 것뿐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