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시와 좋은 글

더 배울 게 없는 신학생

수성구 2022. 7. 23. 04:05

더 배울 게 없는 신학생

7월 넷째주 연중 제17주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13)

 

더 배울 게 없는 신학생

(조철희신부. 주문진성당 주임 영동가톨릭사목센터 관장)

 

여러분은 하느님을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갓 입학한 신학생들에게 기본 교리를 가르치는 `신학원론` 첫 번째 시간.

교수님께서 수업을 시작하며 우리에게 던지신 질문이었다.

여기 저기서 온갖 대답이 나왔다.

하느님은 창조주이십니다.

하느님은 절대자이십니다.

이외에도 사랑의 하느님. 구원자. 심판자 등등...

 

 

그때 한 신학생이 손을 번쩍들고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은 아빠입니다.

이 답변에 교수님은 칠판에 `Abba`라는 단어를 크게 쓰고는 말씀하였다.

학사님은 더이상 배울 게 없으니 이 수업에 안 들어와도 됩니다.

그 순간 모든 시선이 그 신학생에게 향했다.

밝히기 쑥스럽지만

`하느님은 아빠입니다.`했던 그 신학생은 바로 나였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근하고 너그러우신 아빠이다.

어려운 신학공부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깨닫게 되는 것은

그분이 우리의 아버지라는 사실이다.

 

 

예수님도 기도하실 때 아빠 Abba라는 호칭으로 성부께 기도하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예수님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전능하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르도록 제자들에게 친치 가르쳐 주신다.

그리고 나의 나라가 아닌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길.

나의 이름이 아닌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기를 기도하라고 하신다.

 

 

참된 기도는 내 뜻이 아버지를 통해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것이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하느님을 아빠로 부르며 아빠의 영광만을 바라는 기도에는 틀림없이 응답이 따른다.

아빠이신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자녀에게 좋은 것만을 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너희 가운데 어떤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는냐? 루카11.11

 

 

오늘밤 9시에는 엄격한 아버지가 아닌 친근한 아빠라는 호칭으로

응석을 부리며 주님의 기도를 바쳐보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 아빠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빠이신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우리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시고

가장 좋은 것 성령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가톨릭 다이제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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