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글

등산화

수성구 2022. 7. 14. 06:39

등산화

등산화 
문 앞에 낡은 신발 
생의 길에서 긁힌 흠집과 때 
말끔히 씻어 보았다 
처음일 때는  
천산(千山)길도 낮았다 
건강검진 통보를 받은 날 
어떻게 될까 수선을 피운다 
X레이 찍고 내시경 검사하고 결과 
어디에 구멍이  
어디가 찢겨져 있을까 
말끔히 씻고 닦아 내어도 
낡고 헤어진 신발 
휑한 가슴속으로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다 
- 박동수 님

 

'백합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몇 초만 생각했다면  (0) 2022.07.18
일찍 일어난 닭  (0) 2022.07.15
바다와 그늘을 그리워하고  (0) 2022.07.13
바다와 그늘을 그리워하고  (0) 2022.07.12
지혜로운 눈에 띈 금  (0) 202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