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글방

마음의 주인이 되라

수성구 2022. 6. 25. 03:49

 마음의 주인이 되라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드는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 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 들이다가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 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 법정스님 에세이집《무소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