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손 도손 나눔

아버지의 갑옷

수성구 2022. 4. 26. 05:01

아버지의 갑옷

 

고대 트로이의 총사령관인 헥토르는

어느 날 그리스 군과 치열하게 싸우고 나서는

잠시 쉬기 위해서 성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고된 전투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약한 모습을 내색할 수 없었기에

그는 갑옷을 벗지 않은 채 당당하게

어머니와 아내를 맞이했고 이어서 아들에게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겁먹은 얼굴로 유모에게 안겨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헥토르는 자신이 입고 있던 갑옷과 투구가

어린 아들을 놀라게 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장에서 자신을 지켜주던 갑옷과 투구가

아들에게는 낯선 장애물이었던 것입니다.

 

헥토르는 갑옷과 투구를 벗자 아들은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아버지에게 안겼습니다.

그 시간만큼은 전쟁 영웅 헥토르가 아닌

아버지의 얼굴이었습니다.

 

 

전쟁터와 같은 사회 속에서 부모님의 축 늘어진 어깨는 퇴근 후,

자식들의 함박웃음으로 다시 힘이 솟아오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힘든 일도,
고개 숙이는 것도 부끄럽다 생각하지 않는 당신은

위대한 아빠, 엄마입니다.

가족이 주는 위로는 세상 어떤 것보다
더 따뜻하며 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