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가 놓은 방을 뚫고
4월 넷째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주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40.19-31)
문 잠가 놓은 방을 뚫고
(조철희 신부. 주문진성당 주임. 영동 가톨릭사목센터 관장)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누구나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고 살아간다.
안락하고 익숙한 엄마의 모태에서 떠난 유아는 낯선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자아를 형성하며 불안을 느끼는데. 이러한 과정을
모성의 상실로 받아들이며 엄마로부터의 분리불안을 겪는다.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여정은 늘 낯설고 두렵기만 하다.
세상과의 관계에서 불안이 가중되면 성인들은
자신과 관계된 모든 것을 차례로 불신하기 시작하고
자신만의 틀을 고집해 그곳에 자신을 고립시킨다.
그렇게 고립된 상태에서 오직 자신이 익숙하고 확신하는 것들에만
집착하고 몰두하며 그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려 한다.
그러다 그 불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숨이 가빠지고 식은땀이 나고
불면증이 생기기도 하며 심할 경우 여러 가지 틱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제로 살아가는 나 역시 이러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목을 하면서 신자들이 무섭고 두려워 피하고 싶을 때도 있다.
심지어 어느 날은 주님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불신과 불안감에 휩싸여
마음에 빗장을 걸고 나만의 공간에 숨어 있을 때도 있다.
우리는 어떠한 대상으로부터 불안을 느낄 때.
또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불확실할 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자신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본인의 세계로 숨어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방어기제는 우리를 무기력증에 빠지게 한다.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놓고 있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못한 제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익숙한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숨었다.
빛도 사람도 공기도 차단되어 있는 그 공간은
제자들의 불안하고 무기력한 마음의 상태를 대변한다.
이제 그 방을 뚫고 예수님께서 들어오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빛이 차단되고 숨이 멈추어진 그 공간에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주시어
생명을 회복하게 하신다.
두 번째로 토마스에게도 나타나시어 두려움과 불안을 이기는 힘은
강력한 믿음이라는 것을 알려주신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보지 않고 믿는다는 것은 믿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믿음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 마음에 들어와 그 방을 차지하고 싶어 하신다.
불안은 마음이 닫혀버려 영혼이 숨을 멈춘 상태이다.
답답하고 숨 막히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켜보자.
두려움에 헐떡이는 숨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주님의 숨`이 우리 마음 안에서 쉬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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